[고영건의 교육나침반] 9모로 준비하는 2024 수능 파이널

이제는 하루하루가 다 수능이다, 연습은 실전처럼

  • 기사입력 2023.10.19 08:25
  • 최종수정 2023.10.19 08:26
  • 기자명 OBC더원방송
▲고영건 (주)위키스터디 CEO
▲고영건 (주)위키스터디 CEO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이 수험생들에겐 가장 중요하고도 힘든 시기이다. 킬러문항 출제가 금지되면서 일각에선 ‘물수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상위권 수험생들의 중압감을 더 크게 한다. 게다가 올 수능은 N수생 누적 인원이 사상 최대 규모이기 때문에 재학생의 입시 부담도 최고조에 달했다.

 충분한 경험 없이 수능을 치러야 하는 재학생의 경우 불안감이 더 크다. 3월부터 10월까지 4번의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를 보지만, 교육청 모의고사는 출제 위원이나 출제 방식, 유형에서 실제 수능과는 거리가 멀다. 수능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것은 6월과 9월에 보는 평가원 모의고사뿐이다. 평가원 모의고사는, 6월과 9월이 다소 차이는 있지만, 그해 수능의 출제 방향과 구체적인 유형, 난이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평가원은 두 번의 모의고사에서 밝힌 수능 출제 기조에 맞춰 수능을 출제한다. 그럼에도 매번 난이도 조절 실패를 지적받아 왔다. 더구나 올해는 6월과 9월 평가원 모의고사의 출제 포인트가 완전히 달랐다. 6월, 9월 평가원 모의고사의 연속성이 없어지면서, 수능에 대한 예측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수험생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월 모의고사에서 이번 수능의 출제 포인트를 읽어야 한다

킬러문항을 출제하지 않은 9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6월 평가원 모의고사나 지난 수능에 비해 쉽게 느껴졌다. 킬러문항을 없애면 상위권 변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많았다. 9월 모의고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드러났다. 국어, 수학 과목의 표준점수가 6월에 비해 크게 낮아졌고, 1~2등급 간 편차도 줄었다.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도 늘어났다. 평가원은 분명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9월 모의고사의 중요성이 예년보다 더 큰 이유도 이번이 새로운 출제 가이드라는 점에 있다.

 그렇다면 이번 수능은 9월 모의고사와 유사하게 출제될까? 변별 문제의 난이도 조정은 할 수 있다. 조금 단순하게 출제됐던 고난도 문제들의 구성을 개념 적용의 창의적 발상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9월 모의고사에서 보여준 출제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따라서 수능이 한 달도 안 남은 지금, 9월 모의고사의 내용을 다시 한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수능의 출제 방향을 가늠해 보는 것은 마무리 학습 전략을 세우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번 9월 모의고사의 가장 큰 특징은 수학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에서 준킬러문항이 개념 조합보다는 개념 적용과 사고력에 포인트를 두었다는 것이다. 고난도 문제에서 자주 등장하는 복잡한 계산 과정도 크게 줄었다. 출제 포인트가 변함에 따라 문제 숙련도가 높은 N수생들은 시간 부담이 덜해 전체적으로 쉽게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재학생들은 준킬러의 다양한 유형 학습이 부족하기 때문에 준킬러문항의 개념 적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재학생 입장에서 보면 준킬러문제와 기존 틀에서 벗어난 문항 배치 등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국어 과목 출제 포인트의 변화이다. 기존의 비문학 초고난도 지문을 통해 변별력을 확보했던 방향에서 문학 작품 분석의 개념과 주어진 조건을 적용한 작품 감상을 묻는 것으로 포인트를 이동한 것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비문학 지문이 쉬워졌고 현대 문학의 출제된 작품들도 낯설지 않았는데 막상 문제를 풀자니 선택지가 애매함을 느꼈을 것이다. 작품 분석의 개념을 정확하게 적용하지 못하면 비슷해 보이는 두 개의 선택지에서 정답을 찾기 어렵게 만든 유형이 많았다. 특히 사설 모의고사 중심으로 문제 연습만 주로 했던 수험생의 경우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영어 과목 역시 예년에 비해 추상성 높은 지문은 보이지 않았다. 어휘 수준도 평이했다. 그러나 문맥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지 못하면, 선택지에서 애를 먹는다는 게 포인트이다. 지문 내용이 쉽게 느껴졌지만, 선택지에서 정답이 쉽게 보이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것은 평소 문제 푸는 요령만 늘렸다거나 사설 모의고사의 의존성이 높았던 수험생들에게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과학탐구 과목 역시 시간이 많이 걸리는 복잡한 계산 문제보다는 개념의 명확한 이해와 자료 해석에 방점을 두었다.

 9월 모의고사의 중요한 특징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요소인 문제 조건이나 지문의 난도를 낮추는 대신, 개념의 깊고 폭넓은 이해를 평가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했다. 이번 수능 출제 방향 역시 개념의 복잡한 조합과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것보다는 단순한 개념을 적용해 문제 조건을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변별 포인트로 할 것이다.

수능 파이널, 실전에 맞춘 학습과 리듬 관리에 달렸다! 

낯선 수능 시험장에 들어서면 긴장감 때문에 평소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3년 동안의 공부가 단 하루, 수능 시험으로 결정되는 우리 입시의 구조에선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수능의 이런 특성을 이해한다면 남은 한 달 동안 학습 리듬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전략의 성패를 좌우한다.

 9월 모의고사 분석을 바탕으로 하면 이번 수능 파이널 학습 전략은 새로운 문제의 학습량을 줄이고 지금까지 풀었던 문제의 오답 정리를 통해 개념에 대한 해상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기출 문제나 EBS 수능 교재를 풀면서 생긴 오답이나 애매했던 문제들을 다시 풀어보고 해설서를 충실하게 숙지하는 것이 좋다. 그 과정에서 희미해졌던 개념들을 명료하게 하고 적용 과정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수능 파이널 학습 전략 포인트는 문제량을 늘리는 것이 아닌 개념 피드백에 두어야 한다. 9월 모의고사에서 보여준 EBS 연계 문항의 체감은 확실히 높아졌다. 남은 시간을 대형 학원의 파이널 문제 풀이 수업이나 고난도 학원 모의고사에 매달리는 것은 오히려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개념의 명확한 이해를 위해 오답 분석을 꼼꼼히 하고, EBS 교재의 고난도 문제를 다시 한번 복습하면서 개념 적용 훈련을 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겠다.

 지금은 개념 이해에 대한 확인이 느슨해지는 시기이다. 심리적으로 더 위축될 수밖에 없는 재학생들은 이점을 더욱 유의해야 한다. 지금 새로운 문제를 많이 푼다고 해서 다양한 유형에 적용할 수 있는 개념 활용 능력이 늘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학습 과정에서 어려운 문제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접하면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새로운 문제를 더 풀기 위해서 시간을 쓰기보다는 개념 피드백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 그래야지 시험장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아는 문제를 틀리는 것이 훨씬 뼈 아프다.

 시험장에서는 1교시 국어 시간이 가장 부담감이 높다. 특히 국어는 멘탈 게임이 되기 쉽다. 남은 한 달 동안 국어는 매일 계획을 세워 자신이 약점이라고 생각되는 장르의 기출 문제와 EBS 교재 세트를 1~2개 풀고, 해설지를 충실히 분석하면서 지문부터 선택지의 정‧오답 이유까지 정확하게 피드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어 시간에 자신감이 생겨야 마지막 탐구 과목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신체 리듬도 매우 중요하다. 신체 리듬을 좋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면 시간이다. 12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나는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 달 동안 취침 시간만 철저하게 지켜도 시험장에 갔을 때 몸 컨디션이 달라진다. 다음은 음식이다. 한 달 동안이라도 야식을 끊어야 한다. 특히 치킨과 같은 튀긴 음식과 컵라면과 같은 인스턴트 식품, 고카페인 음료 등은 수면을 방해한다. 수능 시간에 최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야 한다. 수능은 아침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학습 스케줄도 이 시간에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지막 한 달 동안 신체 리듬이 관리되지 않으면 시험 당일 컨디션 난조로 뜻밖의 큰 실수를 하게 된다.

 27년간 사교육 현장에서 수많은 수험생을 관리하면서 얻은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몇 가지를 짚어보았다. 얼마 전 2028학년도 입시 개선을 위한 교육부의 가안이 나왔다. 공론화 과정에서 지혜를 모아 지금의 수능 체제를 과감하게 혁신하는 개선안을 기대한다. 나의 경험이 더 이상 쓸데없어지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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