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논평]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빛난 성숙한 시민의식

  • 기사입력 2020.02.13 13:40
  • 최종수정 2023.03.31 13:30
  • 기자명 김승환 기자

지난 12일 임시항공편을 통해 우리나라에 도착한 우한교민 147명중 140명이 경기 이천시 국방어학원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 입소했습니다.

 

귀국 직후 검역과정에서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인 5명과 그 자녀 2명 등 7명은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고, 음성으로 확인된 나머지 140명이 임시시설에서 2주간 생활하게 됩니다.

 

1인1실을 원칙으로 배정된 이들은 매일 2회 발열체크 등 검사를 하고, 정서적 안정을 위한 심리상담 등을 받게 됩니다. 그간의 심리적 ‘고초’를 내려놓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길 기원합니다.

 

지금은 다소 퇴색됐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 민족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끈끈한 공동체 의식이 뼛속부터 잠재돼 있습니다.

 

향약(鄕約)의 네 가지 덕목중 하나인 환난상휼(患難相恤)의 정신은 위기를 겪을 때마다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되곤 했습니다. 이번에도 그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코로나19’의 엄혹한 위협 속에서 발현됐습니다. “편히 쉬시다 가세요.” 이천시민들이 내건 플래카드의 짧은 문장이 긴 울림으로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이천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우한교민들께서 심리적 불안감을 떨쳐내시고 하루속히 안정을 찾으시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플래카드를 걸었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면서도 “우한교민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내 가족이 그럴 수도 있고…”라면서 “교민들이 무탈하게 되돌아가셨으면 좋겠다”라고 했습니다.

 

관할 지자체장인 엄태준 이천시장은 우한교민 입소를 앞두고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시민들이 지혜를 모아 이 어려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함께 나서 달라”면서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천의 저력을 당당하게 보여주자”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천시민 여러분은 경기도의 자부심이다. 대한민국의 높은 시민의식을 경기도민의 입장에서 잘 보여주셨다”며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쏟아져 나오는 국내외의 ‘메마른 뉴스’ 속에서도 ‘단비 같은 미담’이 모두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것 같습니다.

모쪼록 우리 교민들이 하루빨리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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