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젼] 바이러스의 공습 '코로나19'에 대한 예고,…불신의 바이러스 까지 '국가와 사회의 신뢰벽이 무너지는

  • 기사입력 2020.02.15 11:11
  • 기자명 최정숙 기자

▲     © 영화 '컨테이젼' 스틸


[OBC 더원뉴스] ‘영화가 좋다’가 코로나19 사태를 예견한 듯한 영화 ‘컨테이젼’을 소개했다.

 

15일 오전 KBS2 영화 전문 프로그램 ‘영화가 좋다’의 ‘도도한 영화’ 코너에서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컨테이젼’을 다뤘다.

 

‘컨테이젼’은 야생 박쥐가 돼지 축사로 들어가 배설물을 배설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박쥐의 배설물을 먹은 돼지를 잡아 맨손으로 요리하는 홍콩 주방장의 모습이 나온 후 그 주방장과 악수를 한 배쓰 엠호프(기네스 펠트로)가 감기를 앓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 전 세계를 향한 가장 현실적인 경고-정말 일어날 수 있는 가가 아닌, 언제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공포

 

전염병에 걸린 승객과 함께 비행기를 타거나 세균이 있는 물건을 만진 후 무의식적으로 눈을 비비는 등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사람 간의 접촉이 심각한 것을 퍼뜨린다면? 그리고 그것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진다면? 

 

<컨테이젼>의 발상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한 대화에서 시작됐다. <인포먼트>로 함께 한 소더버그와 스콧 Z. 번스는 자주 함께 여행을 했고 비행기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들이 여행을 한 후에 종종 아픈 경우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사람들이 공공장소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고 또 얼마나 취약한지에 대해 얘기하면서 영화화를 구상하게 되었다. 

 

<컨테이젼>은 픽션이지만 실제 과학과 가능성에 기반했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관객들을 두렵게 하는 영화이다. 전염병의 발병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삶과 인간 관계가 사라지거나 영원히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이 관객을 더욱 무섭게 한다. 익숙했던 것들이 낯설게 느껴지고 집에 돌아가거나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두려워지도록 만든다.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수퍼버그나 생물학 무기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요즘 세상에 영화를 위해 더욱 공포스러운 존재를 가상으로 만들어낼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전염병에 휩싸인 세계를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근원적인 공포와 인간의 생존 본능을 다루며 공감을 얻도록 했다. 

 

보통 재난을 다룬 영화들이 전문적인 장치로, 사회가 붕괴하기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을 가리키는 ‘티핑 포인트’를 설정하는 데 <컨테이젼>은 전혀 다른 감정선에서 접근했다. 가게에 식료품이 떨어질 때, 학교와 주유소가 닫을 때, 국경이 봉쇄될 때 등의 위기가 닥치면 연민에서 비롯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상하지만, <컨테이젼>은 보통 현실에서 사람들이 공포와 과대망상에 휩싸여 무법 천지가 되는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제작진은 미국 질병통제센터와 영화에 자문으로 참여한 전염병 전문가로부터 얻은 정보를 이용하여 스토리를 더욱 사실적으로 연출하려 했다. 때문에 <컨테이젼>이 던지는 의문은 ‘이것이 정말 일어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 것인가’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스페인 독감처럼 질병은 기하급수적으로 전염되므로 한 명에서 10억 명에게 전염되는 데는 30번에 거쳐 120일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거의 매주 새로운 질병체가 발견되기 때문에 인간을 겨누고 있는 총에 매년 52개의 총알이 장전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     © 영화 '컨테이젼' 스틸



# 캐릭터를 통한 정교하고 극적인 사건 배열 -전염병만큼이나 심각한 결과를 낳는 정보화 시대의 병폐

 

과학과 통계 수치는 <컨테이젼>의 일부일 뿐이다. 영화는 캐릭터 개개인 각각의 시점으로 전염병이 퍼지는 과정을 따라간다. 캐릭터들의 사건은 동시에 이루어지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만 반드시 교차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해서 <컨테이젼>은 보통사람들과 그들을 보호하려는 전문가들의 용기와 희생 외에 전염병이 없었더라면 드러나지 않았을 그들의 결함과 감정적인 선택들도 보여준다. 

 

스토리의 중심에 있는 캐릭터는 맷 데이먼이 연기한 가정적인 남자 ‘미치 엠호프’다. 출장에서 돌아온 아내 ‘베스’가 알 수 없는 병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되어 사망하면서 끔찍한 일을 겪는다. 

 

아내의 부검 결과가 나오자 그는 질병통제센터에 이를 알리고 사망원인을 알기 위한 조사가 시작된다. 연구자들은 그녀의 증상을 최근 사망자들과 비교하고 샘플을 분석하여 그 위험이 얼마나 퍼질 것인지 알아내려 한다. 

 

한편 로렌스 피시번이 연기한 ‘엘리스 치버’ 박사는 이것을 공개함으로써 발생할 결과와 일단 지켜봄으로써 생길 결과를 고민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후자가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케이트 윈슬렛이 연기한 ‘에린 미어스’ 박사는 치버 박사의 지시에 따라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주요 직책을 맡기로 하며 긴급 구조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일하게 된다. 

 

같은 때,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마리옹 꼬띠아르가 연기한 ‘레오노라 오란테스’ 박사가 베스의 마지막 행적을 조사하면서 전염병 발생 지점과 최초의 환자를 급히 찾아내는 중이다. 

 

바이러스가 급격히 퍼지는 중에 주드 로가 연기한 저널리스트 ‘앨런 크럼위드’로부터 또 다른 전염병이 확산된다. 그는 정부가 대중으로부터 진실을 은폐하고 있으며 치료하는 방법까지 숨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하는 주장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도 그가 주장하는 방식이 사람들 사이에 불을 지핀다. 

 

감염의 확산과 더불어 영화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정보가 줄 수 있는 병폐에 대해 신랄하게 꼬집는다. 정보가 확산되는 과정은 누가 전염되는지, 그것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것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모른다는 점에서 바이러스 전염 과정과 비슷하다. 정보는 그 어떤 전염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영화 속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영화는 그 심각성을 일깨운다. 

 

# 전 세계 영화 팬들을 흥분시킨 수퍼 캐스팅-위기 상황 속 다양한 캐릭터들이 겪는 딜레마의 공감대

 

맷 데이먼, 기네스 펠트로, 주드 로, 케이트 윈슬렛, 마리옹 꼬띠아르, 로렌스 피시번 등 최고의 배우들이 만들어낼 완벽한 조합이 최고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컨테이젼>은 단 한 번의 접촉만으로 일어나는 원인불명의 죽음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혼란과 그 속에 숨은 음모론으로 위기에 노출된 60억 인류의 대재난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로 국경을 초월해 연결되어 어디에도 안전지대가 없다는 현 시대의 화두를 사실적으로 전한다. 그리고 위기에 처한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 “도대체 무슨 일인지, 설명을 해 달란 말이야” -미치 엠호프

맷 데이먼은 대본과 함께 소더버그의 메모를 한 장 받았다. ‘이걸 읽은 후에는 손을 씻으시오’ 영화를 본 관객들은 극장을 나오면서 반드시 손을 씻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한다. 맷 데이먼이 연기한 미치 엠호프는 전염병과 맞닥뜨린 사람들 중 하나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아내와 의붓아들을 잃고 유일하게 남은 가족인 15살의 딸을 보호하려고 애쓰는 남자이다. 하지만 공포감과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두 캐릭터는 아주 극단적인 경험을 하는 중에도 부모와 십대 아이들 간의 전형적인 문제를 겪으면서 자꾸만 남자친구와 만나려는 딸과 목숨을 두고 대립한다. 또한 죽은 아내에 대해서 점차 밝혀지는 사실과도 직면해야 한다. 

 

# “좀 피곤한데, 시차 적응 때문이겠지” –베스 엠호프

아내 역을 맡은 기네스 펠트로는 <리플리> 이후 처음으로 맷 데이먼과 다시 만났다. 베스는 영화 초반에 죽지만 국내외 연구팀들이 이 사태에 있어서 그녀의 영향에 대해 조사하기 때문에 스토리 내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건이 어떻게 시작됐는지에 대한 열쇠를 지닌 캐릭터로, 그녀가 찍은 사진을 통해 여행을 역추적하여 감염경로를 밝혀낸다. 

 

#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났는데 지침도 없고 백신도 없어” –치버

또한 로렌스 피시번은 질병통제센터를 대표하고 급속히 전개되는 위기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사안을 보호하고 통지하며 결정하는 엘리스 치버 박사를 연기한다. 군대의 보호 아래 연구원들이 치명적인 전염에 대응하는 백신을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는 한편, 치버 박사는 언론에 대응하며 늘 지침에 따라서 내부의 정보를 절대로 드러내지 않지만 사랑하는 여인의 목숨이 걸린 정보 앞에서는 갈등한다. 사람들이 알기 전에 그녀를 구해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딜레마에 빠진 한 남자의 고뇌를 그린다. 

 

# “누구하고 말하거나 신체 접촉하지 말아요” –미어스

다른 한편으로 긴급 구조원들을 지휘하는 임무로 현장에 파견된 미어스 박사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미어스 박사를 연기한 케이트 윈슬렛은 자신이 만약 그 상황이라 하더라도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한다. 케이트 윈슬렛은 자신의 역을 조사하기 위해 질병통제센터에 가서 실제 연구원들을 만나 캐릭터의 현실성을 높였다. 잠도, 사회 생활도, 안전도 포기하면서 일에 전념했을 때 살아 있음을 느끼고, 마치 전쟁의 영웅들처럼 새로운 질병이 발병한 전쟁터에 파견될 때 영광스러운 일이라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신념과 굳은 결심에 찬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세계보건기구 소속이자 최초 감염경로를 조사하는 캐릭터인 레오노라 오란테스 박사 역은 마리옹 꼬띠아르가 맡았다. 미국에서 나타나는 질병 사례가 런던, 홍콩, 도쿄, 그리고 세계의 다른 도시에서도 나타나자 오란테스는 감염 경로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최초 감염자이자 사망자의 여행 경로를 추적하던 그녀는 죽은 감염자 두 사람이 접촉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 “1명에서 2명으로, 2명이 4명, 그 다음엔 16명, 3개월 만에 10억 명… 

진실은 은폐되고 있어” –크럼위드

 

전 세계의 의학계가 바이러스 치료 방법을 찾는 동안,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앨런 크럼위드는 자신만의 임무를 수행한다. 

 

기자의 직감, 공적 기관에 대한 병적인 불신, 그리고 극적인 상황을 연출해내는 재능을 모두 갖고 있는 크럼위드는 전염병이 확산되는 상황에 대해서 자신이 보는 진실을 블로그에 공개한다. 주드 로가 연기한 크럼위드는 사망자의 숫자가 보고된 것보다 많으며 치료법이 있는데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크럼위드가 꼭 틀린 것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맞는 것만도 아니다. 답을 찾는 절박한 사람들이 그의 블로그에서 읽는 내용 자체가 움직이는 생명체가 된다. 전염병이 확산될 때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2백만 명에서 1천2백만 명으로 늘어난다. 

 

더 흥미로운 점은 그의 말이 확실한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정말로 정부가 뭔가 숨기고 있는 걸까? 민간치료요법이 그의 말처럼 정말로 효과가 있을까? 누구든 한번쯤은 자신이 아는 게 전부가 아닐 거라는 의심을 해 봤을 것이고 크럼위드는 관객의 그런 시각을 대표하는 캐릭터이지만 결국 그도 선을 넘고 영화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충격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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