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海時論]선한 사마리아인, 나쁜 사마리아인

동맹에 방위비분담금 뜯어 이자놀이 하는 미국, 나쁜사마리아인

  • 기사입력 2019.10.26 17:01
  • 최종수정 2023.04.10 07:35
  • 기자명 김승환 기자

사마리아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유대인들에게 멸시와 천대를 받아온 사람들로, 고대 이스라엘 남북왕조시대에 아시리아에 의해 멸망당한 북왕국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주해 온 아시리아인등 이민족과 이스라엘인(유대민족)의 혼혈로 나타난 종족이다.

 

성서 누가복음에 등장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는 자신들을 멸시하고 천대하던 유대인이 강도피해를 입고 쓰러져 있을 때, 유대교의 제사장과 레위인은 이를 지나쳤으나, 사마리아인은 아무런 조건도 없이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으로 구해주는 이야기다.

 

반면, 이처럼 자신에게 피해가 없음을 인식하고도 구호행위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법을 '착한 사마리안인의 법'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유래된 것이다.

 

한편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케임브리지대학의 장하준 경제학 교수가 지난 2007년 펴낸 책이다. 그는 "오늘날 부자 나라 사람들 가운데는 가난한 나라의 시장을 장악하고, 가난한 나라에서 경쟁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을 설교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그들은 우리가 했던 대로 하지 말고, 우리가 말하는 대로 하라,며 ‘나쁜 사마리아인’ 처럼 곤경에 처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약 성서에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또 등장한다. 다윗 왕이 자신의 충실한 부하 장수 우리야의 아내를 빼앗고 전장에서 죽게한 그의 범죄를 꾸짖기 위해 선지자 나단이 비유했던 얘기다.

 

양과 소가 심히 많은 어느 부자가 손님이 오자 자신의 양을 두고는 가난한(힘 없는) 이웃의 작은 암양 새끼를 빼앗아 손님을 대접했다는 얘기다. 착한 사마리아인과 대비되는 이 나쁜 부자는 장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 사람'과 같은 맥락의 비유다.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 혈맹이라던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전략적 포용과 봉쇄(Congagement)’를 위해 평택 미군기지이전을 요구했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SAD)’를 위한 부지를 요구했다. 그로 인한 중국의 보복으로 2017년 한 해 경제적 손실 규모가 8조5000억 원에 달했다는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우리를 향해 선한사마리아인 행세를 해 온 미국이 이번엔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것도 무려 500%를 올려야 한다며 트럼프와 미 정부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18년말 기준, 이렇게 피의 동맹이라는 한국이 지불한 ‘방위비분담금’ 가운데 펑펑 쓰고도 남아돌아 축적하고 있는 현금과 미집행액이 2조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게 동맹의 고혈을 짜낸 방위비분담금으로 수천억 원대 이자놀이까지 했다는 서울신문의 보도다.

 

미국은 이 같은 이자수익에 대해 부인하다가 2014년9차 협상 국회 준비시에 구체적 사실이 밝혀지자 결국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기준으로 한해 이자수익만 300여억 원으로 밝혀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정부는 주한미군에 방위비분담금을 포함한 천문학적인 직.간접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주한미군 1인당 약2억 원에 해당하는 비용을 직.간접적으로 이미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미국은 한 마리의 양밖에 없는 한국정부를 향해 그 마저 내놓으라 한다.

직.간접 주둔비용을 뜯어내는 차원을 넘어 전략자산 전개비용과 사드운용비용, 한미연합훈련의 비용까지 뜯어내려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

 

모든 객관적 지표로 볼 때 방위비 분담금은 오히려 대폭 삭감되거나 폐지되어야 마땅하다는 논리가 설득력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에도 6조로 겁박한 다음 2~3조를 받아내고 해마다 더 뜯어내는 전형적인 나쁜사마리아인 강탈 수법을 적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신자유주의는 18세기 경제학자 애덤스미스와 그의 추종자들의 자유주의 경제학을 현대적 관점에서 해석한 것으로 1980년대 영국의 마거릿 대처와 미국의 레이건 정부가 들어서며 본격화 되었다. 각종 보호무역과 유치산업 보조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렇게 부자가 된 그들은 자신들의 풍요를 위해 개발도상국과 후진국들에게 무역의 관세 철폐하는 자유 무역은 물론 자국의 유치산업에 대한 보조를 막는 등 자신들이 잘사는 나라로 발돋움 했던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

 

오늘 세계화를 주장하며 글로벌을 외치는 ‘사악한 삼총사’ IMF, 세계은행, WTO는 주로 부자 나라들에 의해 통제되고, 부자 나라들이 원하는 나쁜 사마리아인과 이웃의 양을 빼앗는 사악한 부자와 같은 정책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긴다. 이는 부자나라들의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가 결국 못사는 나라들의 희생으로 소비를 이어온 것으로, 레이거노믹스의 망령은 결국 월스트리트를 시작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자초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