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공재마을 복령의 변신'언감자범벅', 느르메기마을 '흑마늘 영양밥', 포천 '도미미나리국', 예천 '소송채 겉절이·한방문어닭죽' 등

김소리 기자 | 기사입력 2020/03/19 [20:15]

'한국인의 밥상' 공재마을 복령의 변신'언감자범벅', 느르메기마을 '흑마늘 영양밥', 포천 '도미미나리국', 예천 '소송채 겉절이·한방문어닭죽' 등

김소리 기자 | 입력 : 2020/03/19 [20:15]

  © KBS 한국인의 밥상 <곁에 있어 늘 봄입니다 ‘봄 보양식 밥상’>


[OBC더원미디어] 오늘 19일(목) 19시 40분 KBS 한국인의 밥상 <곁에 있어 늘 봄입니다 ‘봄 보양식 밥상’>편이 방송된다.

  © 김경훈 기자



* 제천 공재마을에서 맛보는 봄기운 가득한 산골 밥상

 

충북 제천, 70가구가 모여 사는 공재마을은 백운산 아래 있는 산골 마을이다. 따뜻한 봄날을 맞아 마을 사람들은 냇가에서 생선을 잡고 마을회관에선 음식을 준비하느라 떠들썩하다는데. 주민들을 진두지휘하는 이는 따로 있었으니! 바로 노인회장이자 마을 큰언니 황보순희(79) 할머니이다. 그녀가 처음 공재마을에 온 건 60여 년 전. 가난했던 시절 15살에 시집살이를 시작한 어린 새댁을 품어주고 보듬어준 건 마을 사람들이었다. 그때 받은 고마움을 베풀고 살다 보니 마을 큰언니가 됐다는데... 그 덕분인지 인심 좋기로 유명한 공재마을엔 유독 이주민이 많다. 화합도 잘돼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밥을 나누는 게 일상이라는 공재마을. 오늘은 본격적인 봄 농사철을 앞두고 다 함께 보양식을 차릴 예정이다.

 

죽은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버섯의 일종인 복령은 예부터 추운 겨울이나 환절기에 감기를 예방해주는 훌륭한 보양식 재료였다. 마을에선 주로 복령을 말려 가루를 낸 다음 밀가루와 반죽해 칼국수를 해먹는데, 멸치육수도 필요없이 면과 채 썬 애호박만 넣어 끓여도 속까지 든든한 보양식이 완성된다. 여기에 황보순희 할머니의 특별메뉴! 겨울이면 언 감자로 해 먹던 향토음식이라는데. 새카맣게 언 감자의 껍질을 벗기고 물기를 꼭 짠다. 그리고 밀가루에 버무려 찐 뒤 달콤한 팥고물에 무쳐 완성하는 ‘언감자범벅’. 쫀득쫀득하고 구수한 맛이 매력이다. 여기에 꼬독꼬독하게 물기를 뺀 무에 데친 오징어를 매콤하게 무친 ‘오징어 무짠지’까지 곁들이면 푸짐한 한 상이 차려진다. 다 같이 둘러앉아 밥을 나누고, 정이 쌓이면 식구가 된다고 했던가! 마음마저 따뜻해지는 공재마을의 봄맞이 잔치를 만나 본다.

  ©KBS 한국인의 밥상 <곁에 있어 늘 봄입니다 ‘봄 보양식 밥상’>



* 단양 느르메기마을 유기농 흑마늘로 든든하게 차린 봄 보양식

 

충북 단양의 끝자락에는 옛 지명 그대로 ‘느르메기’라 불리는 작은 농촌 마을이 있다. 얼마 전부터 조용했던 이 마을이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로 시끌벅적해졌다. 10년 전 귀농한 이용섭(71) 씨 부부를 따라 4년 전, 딸 이선미(42) 씨 부부가 귀농하면서부터다. 아들만 넷을 둔 딸 선미 씨 덕분에 무려 여덟 명이 함께 사는 대가족이 된 것이다.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따라다니다 보니 셋째 하윤이(9)는 냉이와 마늘삭을 구분할 정도로 시골아이가 다 됐다. 아이들과 함께 유기농 밭을 일구며 자급자족의 삶을 꿈꾼다는 이용섭씨 가족.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이맘때면 보양식이 필수! 이 집의 주재료는 ‘흑마늘’이다. 마늘을 15일 정도 숙성시켜 만든 흑마늘은 매운맛이 달콤하게 변할 뿐 아니라 피로 회복에 그만이라는데... 그냥 먹어도 좋지만, 쌀에 대추와 콩, 은행, 잣 등과 함께 넣어 ‘흑마늘 영양밥’을 만들면 한 입만 먹어도 힘이 난다고. 여기에 백도라지, 엄나무, 꾸지뽕 등 유기농으로 기른 약재까지 더해 푹 끓이눈 ‘흑마늘 백숙’은 국물도 일품이다. 여덟 명의 대가족이 매일 마주 앉는 식탁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는데, 늘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소중한 대가족의 보양식을 만나 본다.

  © KBS 한국인의 밥상 <곁에 있어 늘 봄입니다 ‘봄 보양식 밥상’>



* 포천 김명희씨 가족의 든든한 봄맞이 보양식

 

경기도 북단, 포천에는 7년 전 서울 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귀농한 김명희(50) 씨 가족의 보금자리가 있다. 한때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할 정도로 요리 솜씨가 좋은 그녀. 자연이 좋고 농사가 좋아 서울을 오가며 무작정 농사를 짓기 시작했지만. 2년 전에는 요리를 전공하는 딸과 일본에서 IT 회사를 다니던 아들까지 귀농했다. 처음엔 반대하던 남편도 이제는 궂은일을 도맡아 해줄 정도로 든든한 후원자이자 농사꾼이 됐다. 가족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귀농 생활을 즐기는 요즘이 최고로 행복하다는 김명희씨, 오늘은 두 팔 걷고 실력 발휘를 해 가족들에게 봄을 선물할 참이다.

 

먼저 봄이 제철인 도미!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도미는 사골국처럼 뽀얗게 끓인 뒤 향긋한 미나리를 넣어 푹 끓이는 ‘도미 미나리 국’은 봄맞이 보양식에 손색이 없다. 겨우내 말려둔 풀치는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식재료이다. 여기에 명희 씨만의 특별재료인 묵은 고구마순 김치를 더한다. 풀치 위에 듬뿍 올려 매콤하게 끓인 ‘풀치 조림’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이 집의 밥도둑이다. 같이 농사짓고 만들어 더 의미 있는 밥상이 차려졌다. 올해 농사와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김명희씨의 사랑이 가득한 든든한 밥상을 맛본다.

  © KBS 한국인의 밥상 <곁에 있어 늘 봄입니다 ‘봄 보양식 밥상’>



* 예천 두 사돈이 함께 차린 푸릇푸릇한 봄 밥상

 

경북 예천은 예부터 잡곡 산지로 유명했다. 이병달(39) 씨도 20대에 귀농해 농부인 부모님의 대를 이어 토종 쌀과 팥을 재배하고 있다. 4년 전, 아내 김인지(37) 씨와 결혼하고 전라남도 장흥에 살던 장인, 장모님까지 예천으로 귀농하면서 대가족이 되었다. 사돈 사이지만 이웃해 살며 매일 밥상을 마주하니 이제는 둘도 없는 가족이 되었다. 함께 농사짓고 음식을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양가 가족이 모이는 날도 많아졌다는데, 오늘은 함께 농사지은 봄나물과 잡곡으로 봄맞이 가족잔치를 열 예정이다. 

 

함께 농사를 짓는 밭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건 ‘소송채’이다. 잎채소의 일종으로 쌉싸름한 풍미에 칼슘과 비타민이 풍부해 봄철 기운을 살리는데 좋다. 여기에 냉이와 달래 등 봄 채소를 가득 넣어 무치면 향긋한 ‘소송채겉절이’가 완성된다. 봄동을 듬뿍 넣어 끓인 경상도식 추어탕에 문어와 닭, 직접 농사지은 녹두 등 잡곡을 넣어 푹 끓인 전라도식 ‘한방문어닭죽’까지 더해 한상 가득 봄 밥상이 차려졌다. 양가 사돈이 그야말로 식구(食口)가 되었다. 가족이기에 서로 힘이 되는 이들의 든든하고 따뜻한 봄 밥상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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